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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일단 모아두었어

서울의 밤: 구름에 응답하기 위한 단상들 5월 17일 오후 8시 30분경, 비를 뿌리던 구름들이 서울의 상공을 뒤덮고 있다. 먹구름으로 인해 태양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진 이 시각, 빛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쬐지 않고, 오히려 땅으로부터 솟아오른다.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달의 영향마저 제거된 이 밤에, 구름의 지우기로 인해 밤의 비밀이 폭로된다. 구름은 (미셸 세르적 의미에서) 천사로 나타나 낮과 밤의 경계를 재구성한다. 대도시에서 밤은 참으로 인간다운 활동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가족간의 대화, 음주와 가무, 윤락과 유희, 애무와 섹스는 저녁이 되어야 시작된다. 낮의 시간은 업무와 학업, 노동과 착취의 기계적인 시간인 반면, 저녁의 시간은 자유롭게 유동하는 시간이다. 저녁이 되어서야 사람들은 실내를 벗어나 야외로 나와 한강변에서 맥주를 마시고,.. 더보기
시간 생각 지난여름, 국회 도서관에 앉아 시간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공부했고, 많은 것을 읽었다. 그 시간들을 나누고자 한다.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가속화 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시공간을 중심으로나일건 서론 우리는 어쩐지 시간이 계속 부족한 것처럼 느낀다. 밀려오는 정보의 범람과 늘어나는 할 일의 목록(to-do list), 그리고 경쟁의 압박 속에서 쫓기듯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다. 그 결과 어디를 가던 그 장소와 사물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의 시간을 담보로 기생하는 회색신사들과 주인공 모모의 대립을 통해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시간의식을 비판하는 미하엘 엔데의 환상소설 (1973)의 성공은 어쩐지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전과 이후에도 사회의.. 더보기
텍스트 생각 텍스트와 텍스트가 아닌 것 텍스트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뉴스 기사, 기업 로고, 문학, 쓰레기 봉투의 분리배출 안내문, 새로 산 전자기기의 사용설명서, 모두 다 텍스트이다. 이렇게 많은 텍스트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가 실재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는 일은 상당히 힘들다. 텍스트는 수많은 장르로 분류되고 그 역할이 무궁무진하여 특정한 텍스트가 아닌 텍스트-일반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하나의 다른 측면이 있기도 하다. 텍스트의 어떤 면까지 텍스트의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 상당히 모호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테면 삼성 로고에 있는 ‘SAMSUNG’이라는 글은 우리에게 삼성이라는 기업의.. 더보기
시의 쓸모를 찾아서 - 시에 관한 소설 같은 “참으로 쓸모 있는 인간의 놀이”: 문보영 시집 「책기둥」의 지말, 앙뚜안, 스트라인스 연작시 산책하기 시의 쓸모를 찾아서칠레 소설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대표작 「야만스러운 탐정들」의 2부는 두 명의 시인(아르투로 벨라노와 울리세스 리마)이 그들의 우상인 세사레아 타나헤로라는 시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한 여정을 거쳐 두 시인은 소문만 무성하던 타나헤로의 시를 볼 수 있게 되는 데,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이 당혹스러운 시를 가지고 있던 작가 아마데오 실바티에로는 두 시인에게 묻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시를 마주할 때 우리는 자주 세사레아의 시를 마주한 아마데오의 심정이 되곤 한다. 모든 것은 그저 기호의 놀이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과연 이 텍스트 이면에 내가 얻어갈 무엇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둥실둥실 떠다닌다. 도대체 이 모든 게 다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은.. 더보기
기억 격차, 어설픈 기록 귀에는 The Necks – Hanging Gardens (1999) 광주송정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KTX 열차 안, 터널 안. 터널 밖, 이후 또 터널. 천을 따라 피어있는 벚꽃, 둔덕의 가로막음과 사라짐. 또 터널, 밖, 터널 안. 반복. 풍경은 사라지는 중. 기억. 소멸과 관련된 몇 가지 생각들. 야구로 유명한 광주의 초등학교의 2024년 신입생 수: 7명. 소문으로 들음. 어떤 미래들 소멸. 아니 생성되지 않았기에 단절. 다시 터널. 풍경의 반복, 반복은 반복되어 기억은 단절, 시선은 차단. 기계적 결합의 물리적 단절. 지역과 도시의 소멸. 광주의 영토는 그대로. 인구는 잘 모르겠음. 하지만 미래는 소멸하나? 수도권 지역구 국회의원의 초과. 지역의 넓은 영토, 기억 격차, 소멸. 자연으로 환원. .. 더보기
아이다, 바르트, 푸코, 예술 - 제멋대로 버무리다 '멋대로 해라'는 명령에 복종하면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명령에 불복종할 자유가 없음을 받아들인다는 조건으로만 나는 무엇이든 멋대로 할 수 있다. 자, 멋대로 해봐. 이것도 명령인가? 자크 데리다의 유령들 - 니콜러스 로일 잘 모르지만 일단 씁니다 - 누군가의 첨삭 후기 이메일에서 발췌 첨삭 내용 살펴보았는데, 저 역시 이미 예상했던 부분들이 지적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다면 전면 수정해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게으른 학생에게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큰 주제를 선정한 점과 아이다를 일종의 트리거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점은 저 또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실은, 자료를 여러 방면에서 살펴보고 어떤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어차피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면 내가 재미있.. 더보기
Friendly BS Education! city mayor of Ulsan plans to make the biggest busts in history for corporate executives with a budget of 19 million dollars he must want children to be like those people, the people who made Korea so GREAT! the news takes me back to memories of myself sipping on coke in front of my TV watching workers of my age getting rolled into hydraulic press machines, getting struck by the subway.. 더보기
!!!BEST BOOKS for a BETTER LIFE!!! Need a Fix? Best Self (Mike Bayer) = When Things Fall Apart (Pema Chodron), The Simple Path to Wealth (JL Collins, et al.), Can’t Hurt Me (David Goggins) + The Obstacle is the Way (Ryan Holiday), Getting Things Done (David Allen) + {The Power of Positive Thinking (Dr. Norman Vincent Peale) = The Secret (Rhonda Byrne, et al.)} + The Four Agreements (Don Miguel Ruiz) + The 7 Habits of Highly Effec.. 더보기